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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문학적 마음, 서사 그리고 교육 - 은유적 혼성과 문학 교육

  • 저자 방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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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문학적 마음이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인간의 의식, 정신, 영혼 등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인간의 마음을 탐구한 연구 성과들을 탐독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인지 언어학 및 인지 과학의 논의를 접하게 되었다. 특히 마크 터너, 질 포코니에, 마크 존슨, 조지 레이코프의 논의는 마음의 작용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보여 주었다. 그들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산술적으로 누적되는 논리적인 방식이 아니라, 이질적인 대상이 서로 대응되고 포개지는 시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마음의 작용이 은유적 혼성이다. 은유적 혼성은 둘 이상의 이질적인 대상을 대응시킨 다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사고 기제이다. 문학적 마음의 바탕을 이루는 은유적 혼성은 서사 교육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여지를 지닌다.

인간은 두 겹의 서사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은 현실의 이야기 속에 살아가면서 동시에 마음속에 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다. 이는 행위자와 시공간, 그리고 사건을 갖춘 한 편의 현실 속 이야기와 또 다른 한 편의 마음속 이야기가 인간의 삶에 공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두 이야기는 평소에 서로 다른 영화를 보는 것처럼 구분된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현실 속에서는 상사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그 상사에 대해서 험담을 할 수 있다. 이처럼 현실과 마음속 이야기는 상반되지만, 인간은 두 이야기를 동시에 견지하면서 삶을 영위한다.

흥미로운 것은 인간이 현실과 마음속 이야기를 각각 유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을 창조적으로 뒤섞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다시 현실에 역투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문제 경험에서 잘 나타난다. 인간은 마음속으로 문제 경험과 이전의 경험을 은유적으로 대응시킨 후,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 경험을 이해한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이전의 경험들에서 적절한 요소를 적절하게 혼성하여 상상의 시나리오로 도출한다. 그 시나리오는 현실의 이야기에 적용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은 현실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고 기제가 경험의 은유적 혼성이다.

은유적 혼성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 전반으로 확장되어 적용될 수 있다. 인간은 현실의 이야기 속에 살아가면서도 현실을 새롭게 변화시킬 상상의 이야기를 꿈꾼다. 인간은 마음속 상상의 이야기를 공상 수준에 그치지 않고, 현실의 이야기로 만들어 왔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인간은 지구상의 어느 생명체로 이룩하지 못한 문명을 창조했다. 이 같은 창조적 역량의 근원이 은유적 혼성이다. 인간은 은유적 혼성을 통해 현실을 재해석하고, 현실과 상상의 이야기를 뒤섞어 이전과는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를 통해 인간은 실제 세계(real world)를 넘어서 가능 세계(possible world)를 모색할 수 있다. 따라서 주체는 경험의 은유적 혼성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서사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